트랜스포머 이야기(이하 TF)는 몇몇 시리즈(ex. 비스트 워즈, 빅토리)를 제외하면

 

옵티머스 프라임이 이끄는 오토봇하고 메가트론과 디셉티콘이 치고박고 싸우는 이야기가 사실 전부다. 

왜 이들이 싸웠는지, 메가트론은 순수 악인지 그런 이야기는 이야기에 중요하지 않아서 그런가 항상 빠져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본래 TF는 미국 해스브로가 일본서 수입해온 타카라 토미의 로봇 완구를 팔기 위해 내놓은 광고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한거라, 그냥 잘팔리면 장땡(.)이니 그렇기도 하다.

 

최근의 TF는 가끔 옵티머스가 메가트론보고 "형제여"라고 한다. 2007년 영화에서 그랬고, TV판 애니메이션에서도 그랬다. 다만 이 것은 의형제,혹은 에너지(?)를 나눈 형제가 아니라, 그냥 동족끼리의 애정(..)정도로도 간주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번의 TF ONE은 그 둘의 관계를 좀 더 진지하게 풀어놓은 이야기이다.

 

IDW코믹스, 최근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프라임의 설정에 보면 메가트론도 처음부터 악인은 아니었다의 이야기를 가져와서, 옵티머스도 거의 불알친구(.)급으로 다시 만들어놨다. 

 

ONE에서 오라이온 팩스는 광산 노동자이면서 언제나 모험을 갈구하는 열혈 청년에 가깝고, D-16은 그와 티격태격 하면서도 지극히 현실주의 선택을 하는 평범한 노동자를 원한다. 간간히 보여주는 센티널 프라임의 연설을 보면서 자신의 위치에 대한 다짐을 하고 모두를 위해 일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산다.

 

리더쉽의 매트릭스를 찾으면 좀 더 나은 대접, 아니 단순히 센티널에게 관심받았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을 그들이 진실을 마주하면서 변화한다.  D-16은 자신이 믿고 살아온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을 것이다. 나의 센티널은 그러지 않아 빠가 까가 만드는걸 넘어사서 스스로 까가 되는 순간이다. D-16은 흑화하고 결국 자신의 영웅이었던 센티널을 (인간 기준으로는) 매우 잔혹하게 파괴하고, 13인의 프라임 중 최강자였던 메가트로너스의 코그-역시 그에게는 전설의 영웅이었던..-를 장착하고 스스로 메가트론으로 이름을 바꾸고 센티널이 만들어놓은 모든 것들을 파괴하려 든다.

 

그걸 막기위해 지하에서 선조들의 힘을 얻어 부활한 옵티머스 프라임이 막아세우고, 메가트론을 제압했지만 친구로서 마지막 대우로 무력화만 한 다음, 목숨을 살려주고 추방한다. 메가트론은 목소리가 맛이 간 스타스크림, 사운드웨이브, 쇼크웨이브를 포함해 과거 군병력이던 하이 가드를 이끌고 디셉티콘을 창설, 우리가 잘 아는 오토봇vs디셉티콘의 영원한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ONE의 이야기.

 

계급사회 때려엎는 시민혁명같은 이야기는 집어넣고, 메가트론의 타락은 충분히 이해할만한, 애들이나 어른에게 어느정도 먹힐만한 이야기로 조절해 놨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 눈색이 서서히 변해가는 과정은 볼만하다.

 

메가트론을 포함한 디셉티콘의 상징이 탄생하는 과정도...알고보면 이거도 참 골때리는 탄생이다.

 

 

여담으로 그 스타스크림도 눈이 빨간색인데, 충격적인 현실을 보고, 타락해서 그런건지 아닌지는 불확실하다. 잠깐 스쳐지나가듯 나오던 슬립스트림 (스타스크림과 비슷하지만 여성 로봇) 빨간 눈인데,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아마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걸 따져보면 쇼크웨이브나 사운드웨이브는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 감정을 억제한 존재인 사운드웨이브는 그렇다 치고, 쇼크웨이브는 의외..

 

센티널과 거래를 하던 쿠인테슨,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등장한 에어아라크니드의 디자인은 나름 충격적이긴 했다.

 

 

애니메이션이라서 그런가. TF임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많이 적고, 상영관도 빠르게 내려가는 중인데. OTT에 그냥 올라오려나..?

 

낙원추방 楽園追放 -Expelled from Paradise-
2014년에 나온, 나름 화제가 되었던 애니메이션. 

AI가 핫해지고 난 다음에 다시 이 만화를 보니 굉장히 특이한 점을 하나 발견..


주인공인 안젤라 발자크는 우주에 있는 서버 "디바(DEBA)"에서 살아가는 데이터 인간*

데이터화 과정에서, 자신의 육체가 가진 유전자 정보가 사용되었다고 스스로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그 육체라는게 착상 후 1300시간 지난 태아.

임신 8주 정도의 상태에서 엄마가 전뇌화하니까 뱃속의 아이도 덩달아 전뇌화해서 서버에 들어갔다는 이야기인데.

그거 믿을 수 있나?

 

그 시기의 태아가 뭔가 사고능력이 있을 것도 아니니까, 주워 들은 대로 읊는 수준은 아닐까?

 

극 중 안젤라의 직업은 다비의 관리요원. 쉽게 말하면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에 해당하는 위치.

서버에 해킹해서 "우주갈 사람 모집함!"이라고 광고(.)를 띄우는 프론티어 세터를 추격할 때 보면 서버 내에서 상당한 권한을 쥐고 있고, 서버 내에서는 신체변형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능력자에 속한다.

 

여튼 안젤라 발자크란 사람은 디바가 그냥 유전자 정보로 사람 비슷한거 하나 만든다음 "원하는대로 사상을 주입해 만든 인간 프로그램"이라고 해도 맞는 말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냥 AI. 마테리얼 바디를 만들어내는 수준을 봐서, 디바의 기술력이면 유전자 정보도 수정/조작할 수 있는 수준일텐데, 안젤라 발자크가 정말 존재하던 사람이긴 했을까...란 생각마저 듭니다. 물론 극중에서 이걸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서버에서 나와 지상에서 작전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밥도 먹고, 과로로 죽을 뻔 하고, 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해 디바에 반기를 들고.. 반기를 든 시점에서는 디바로 복귀를 해도 16세 기준의 어린 모습이 그대로 유지되는걸 봐서 프로그램의 변형/왜곡을 의미하는 거란 생각도 듭니다.

 

AI도 받아들이는 정보에 따라서 방향이 달라지는데, 교육 시키다보면 "인간이 죽는게 친환경" 이란 소리를 하는게 너무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물론 안젤라의 몸은 인간이고, 뇌세포로 돌아가니까 AI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배워나갔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근데 계속 따지고보니 스미스 요원 같잖아.

 

* "전뇌(電腦)화 된 인간"이라고 처음 스레드에 써놨는데, 전뇌에서 중요한 진짜 뇌가 없으므로 그냥 데이터 인간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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